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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파미르 고원

백양사 #2

by 丹野 2021. 11. 27.

 

 

 

 

 

 

 

 

 

 

 

 

 

 

 

 

 

 

 

 

 

 

 

 

 

 

 

 

 

무엇을 기다린 것은 아닌데 툭툭 물방울이 떨어졌다.  파문이 일었다.

 

파문은 흘러가는 시간을 보는 것이다.

 

-오늘이 금요일인 줄 알았는데 늦은 오후에서야 토요일인 것을 알았다.

식빵을 굽고 샐러드를 만들고, 사위가 선물해준 이디오피아 커피를 내렸다.(커피 늘 고마워요. 감사해요.)

볕이 가득한 탁자에 앉아서 라디오 볼륨을 높이고

붉게 핀 제랴늄, 마오리 소포라 귀여운 잎을 바라보며 브런치를 먹었다.  

 

저는 요즘은 요일을 살고 있어요, 라는 나의 말은 완전 거짓이다. 

년, 월, 일도 아니고 요일도 아니고 그냥, 아침 점심 저녁 빛의 기울기를 읽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흘러가는 것이다. 소리도 없이 그저 고요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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