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충만한 고요

성북동 길에서 사랑을 찾다

by 丹野 2017. 5. 19.

 

 

 

 

 

성북동 길을 걷다

 

 

 

 

 

 

 

 

 

 

 

 

 

 

 

 

 

 

 

 

 

 

 

 

 

 

 

 

 

 

 

 

둥근 귓바퀴를 감싸도는 바람이 등나무를 흔들었다

 

입술을 오므리니 탄식 같은 휘파람 소리가 흘러나왔다 두 손을 맞잡으니 동그라미가 생겼다

 

모퉁이에 몸을 맞추고 그림자를 굴리며 골목길 밖으로 빠져나왔다

 

얼마나 오랜 시간 길 밖의 사람들이 길 안쪽으로 들어왔는지, 얼마나 빨리

길 안쪽의 사람들이 길 바깥으로 빠져나갔는지

닳아버린 골목길이 해진 신발처럼 너덜거렸다

 

사랑이라는 말은, 너덜거리는 신발 밑창에 붙어 있었다.

 

낮게 엎드려야 보이는 그것, 이 사랑이었다.

 

-김경성

 

 

-2017. 5. 17일 사진과인문반 - 성북동 길에서 사랑을 찾다

 

 

 

 

 

 

 

 

 

 

4359

 

 

'사진과 인문학 > 충만한 고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도자의 길  (0) 2017.07.09
흑백사진을 찍었다  (0) 2017.06.17
안개 속에 날개를 넣고 눈속까지 젖어들면  (0) 2017.04.24
접근의 방식  (0) 2016.06.06
법천사지 느티나무 - 작년 봄  (0) 201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