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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풍문의 땅 / 나호열

by 丹野 2012. 6. 16.

 

 

 

 

풍문의 땅 / 나호열

 

 

나는 가슴보다 작고

터벅터벅 먼 사막보다 넓은 땅을 가지고 있다

하루 안에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볼 수 없어

말들이 바람처럼 내달리는 곳

평화에 물들었던 나의 전생이 잠든 그곳은 폐허이다

썩을 것은 썩고 무너질 것은 무너졌으나

완강히 묻힐 것을 거부한 말들은 죽창처럼 솟아올라

당신이 내게 말한 잡초가 무성한 땅

그 폐허에 다시 폐허의 주춧돌을 놓고

그 위에 잡초가 창궐하는 더 넓은 폐허를 갖고 싶으나

아직 나는 그곳에 닿아본 적이 없다

 

 

 

 

-『스토리문학』2012년 봄호

 

 

 

 

 

 

 

 

 

 

 

 

 

하늘호수

 

 

 

 

 

 

 


슈만 /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 전곡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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