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의 꿈
나호열
성난 발길질이라도 좋아
아무데나 내동댕이쳐진대도
따뜻한 그 손길에 닿을 수 있다면
날아가는 그 순간
짧은 꿈을 꾸는 나는 새가 되지
풀섶에 떨어진대도
물수제비 다 건너가지 못하는
강물 속에서라도
또 한 번의 그 손길을 기다리는
깊은 꿈을 가질 수 있다면
하찮은 돌멩이라도 좋아
창공을 가로지르는 새가 아니어도 좋아
추락하면서
그대의 맑은 유리창을
깨지만 않는다면
- 시집 『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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