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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꽃살문의 꽃이 되다

수종사 꽃담

by 丹野 2010. 2. 25.

 

 

                                                        20100221 수종사 꽃담

 

 

 

 

 

 

부서진 것들도
꽃으로 피어날 수가 있다

제 안의 열정이 넘쳐 터져버린,
더 많은 것을 흡수하려 제 몸에 상처를 내고
가벼워질수록 더 높이 오를 것 같아
깊은 금을 그어
그 틈새로 새어드는 바람 앞에
순순히 자신을 놓아버린 와편(瓦片)들,

부서질 때의 아찔함은 순간이었고
지붕이 되지 못하고 내던져졌던
상처의 틈새에
다시 흙이 스며들어
대 숲에 이는 바람
흘러가지 않게 꽃담장이 되었다

깨어지고 부서져도
처음의 빛깔을 놓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부서진 것들끼리
켜켜이 쌓여
꽃으로 피어날 수 있는 것을

 

 

졸시 - 낙산사의 꽃담장 / 김경성-  200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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