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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 모티프의 흐름은 거의 세 시간에 달하는 작품 전반에 걸쳐 안무에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바우쉬의 다른 작품들처럼 다양한 음악의 콜라주에 맞춰 춤추어진다. 그 중에는 예상했던 바대로 터키의 음악도 있지만 톰 웨이츠(Tom Waits)나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도 있다. 이 작품에는 20여명의 매력적이고도 젊은 무용수들이 출연하지만 큰 규모의 앙상블은 그리 많지 않다. 대신 바우쉬는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솔로와 듀엣을 선사하고, 그 대부분은 굉장히 화려하다. 격렬한 스텝으로 물이 튕겨나가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많은 부분은 부드럽고 유려하며 감각적인 움직임들로 차 있다. 발은 미끄러지고, 팔은 물결치며, 손은 섬세한 모양들을 만들어낸다. 많은 이미지들이 풍성함과 즐거움을 안겨다 준다. 작품 곳곳에선 향연이 벌어지고, 거기엔 정교함이 깃들어 있다. […] 피터 팝스트(Peter Pabst)의 간결한 무대 디자인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놀라움들로 터질 듯 하다. 1부의 종반부에 이르면 진짜로 폭포수가 무대 뒤편을 가로질러 갑자기 떨어져 내리고, 2부에서는 커튼 위로 장대한 물의 경관이 펼쳐지는 가운데 그 앞에 모여든 이들은 마치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피크닉을 나온 사람들처럼 보이게 된다. 아마도 피나 바우쉬가 이스탄불을 방문했던 것은 행복한 사건이었음이 틀림없다. […] <네페스>는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증가하는 테러리즘이나 검열, 성적인 억압, 세속적인 관용과 종교적인 근본주의와 같은 터키의 이미지로부터 굉장히 자유로운 작품이다. […] 그러한 점에서 <네페스>는 일종의 낭만적인 여행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페스>는 삶의 호흡을 이스탄불로 그리고 종국에는 세계의 모든 도시로 끊임없이 불어넣을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피나 바우쉬를 사랑한 거장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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